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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

미국에서 듣는 발효 음식 쿠킹 클래스 @preserving place



지난 주말, 우울함이 밀려와 맛있는 것을 왕창 먹고 재미난 일을 하여 풀어버리겠드아! 하고는

왕창 먹고, (비싼거 먹었는데 별 맛이 없었다...ㅜㅜ)

인생 처음으로 쿠킹 클래스를 들었다. 


뭔가 재미난 일을 찾아내고야 말겠다는 심정으로 눈에 불을 켜고 찾아낸 것이 이 발효 음식 쿠킹 클래스(Intro to Fermentation)였다. 무려 70불. 2시간 30분이긴 했지만. 원래 쿠킹 클래스 가격이 이 정도 인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집에서 가까운 preserving place에서 해서 과감하게 선택. 여기선 전에 피치 진저 잼(복숭아 생강)을 사먹은 적이 있다. 각종 잼, 양념, 염장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는 아담하고 이쁜 가게이다. 그리고 이 동네서 요리 좀 한다는 사람들- 프라이빗 세프에서 인기 식당의 세프까지- 요리 강좌를 하곤 한다. 몇 번 이곳의 쿠킹 클래스를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취소했다가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드디어 결재까지 하고만 것. ㅎㅎ


아틀란타의 west provisions district에 위치해 있다. 전에도 언급했다시피, 이곳은 3-4개의 작은 몰이 가까이 모여있어, 각종 식당, 베이커리, 옷가게, 가구점 등, 제법 다양한 놀거리 및 쇼핑 옵션을 가지고 있다. 

일요일 오후. 막상 시간이 닥치니 귀차니즘이 몰려왔지만, 거금 70불을 지불했으므로 출동~





카운터를 지나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면 커다란 부엌이 나온다. 클래스도 하고, 여기서 파는 각종 제품을 만드는 장소이다.

뒤로 보이는 진열대에 빽빽하게 놓여진 각종 잼. 

부엌이 정말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앞으로 여기 제품 계속 사먹을 듯. 


이날 모두 세가지 발효 음식을 만들어보았다. 초보자 코스니까 간단한 것들로. ^^ 

Jun 발효 녹차, Coconut milk kefir 코코넛 밀크 요거트, 그리고 Sauerkraut 사우어크라우트. 





사우어크라우트를 각자 한병씩 만든 후의 테이블 모습. 도마에 올려진 비스켓과 샘플 잼들이 보인다. 베리잼, 피치 진저, 씨푸드 양념. 이 중 씨푸드 양념이 정말 맛있었다. 토마토 베이스 소스였는데, 이렇게 디핑소스로 먹어도 되고 씨푸드 요리할때 양념장처럼 사용하면 된다고.


사우어크라우트가 가장 손이 가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 우리나라 김치 담그기랑 흡사한 점이 많았다. 만드는 사람 취향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가 달라지고 익혀 먹는 정도도 달라진다고. 강사 kerry가 미리 담가놓았던 것을 맛보았는데, 고추가루 빠진 밍밍한 김치맛이었다. ㅎㅎ 적양배추와 흰양배추가 기본으로 들어가고, 마늘,생강,양파,샬롯,고추,레디쉬 등 취향에 따라 추가재료가 달라진다. 난 할라피뇨 고추 쪼오끔 넣고 (이녀석 진짜진짜 맵다. 청양고추 저리가라), 생강 쪼끔, 마늘 많이, 양파 많이많이 넣었다. ㅎㅎ 4일에서 7일 상온에서 익히고 냉장고 보관이라는데. 정말 기대기대기대 된다. 내 생애 최초로 담근 김치다. 비록 서양식이지만. 후후. 


그리고 발효 녹차. 이건 매우 쉬웠다. 오오 집에서 만들 수 있다! mother (발효균. 한국말로 뭐라 하남..)도 큼지막한 것으로 받아와서 오래오래 두고 발효 허니 녹차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히히. 오가닉 raw honey (unheated) 만 사면 된다. 케리 말에 의하면 열처리 하지 않은 정제되지 않은 꿀을 써야 좋다고 한다.

강사 케리는 모든 재료를 유기농으로 하는 것을 선호했고,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pure 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했다. 이번에 성공하고 나면, 다양한 종류의 녹차나 첨가물로 실험해 보라고. ㅎㅎ 

일단 상온 발효가 끝나면 취향에 따라, 말린 로즈마리나 생강을 첨가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케리가 가져온 샘플들은 마셔보니, 내 입맛엔 생강을 추가한 것이 제일 맛있었다. 


코코넛 밀크 요거트도 매우 간단. 살짝 데운 코코넛 우유에 body ecology kefir starter만 넣어 주면 된다. 

Kefir 케피어는 정확히는 우유를 발효시킨 음료를 일컷는다. 





짜짠~! 이 유리병들이 그날의 작품들. 상온에서 하루 지난 후의 모습이다. 뿌듯뿌듯~

케피어는 18-24시간, 발효 허니 녹차는 3-4일, 사우어크라우트는 4-7일 상온 발효. 가끔 열어 맛을 보고, 상온 발효를 언제 멈출지는 각자의 미각 취향에 따르면 된다고 한다.

참참. 꼭 유리병으로 하라고. 플라스틱 병 말고. 


왼쪽부터 사우어크라우트. 오늘 뚜껑을 여는 순간, 그 유명한 뻥~ 넘치는 사고가 있었다. ㅋㅋ 지난 밤사이 열심히 발효를 했던 모양. 너무 넘쳐 흘러서 조금 따라내었다. 


가운데 코코넛 밀크 케피어는 하루면 된다고 했는데, 맛을 보니 하루 더 상온 발효해도 될 거 같다. 정말정말 고소하고 맛있다. 후후. 내일 아침에 적당히 신맛이 올라오면 냉장고로! 


마지막 준- 발효 녹차. 맛을 보니 아직 많이 기다려야 될 듯. 꿀 탄 녹차 맛이다. ㅎㅎ 아직 발효 녹차맛이 안난다. 

허옇게 둥둥 떠 있는게 마더 mother라고 부르는 것이다. 발효 녹차가 완성되면, 저 덩어리는 밀폐된 용기에 보관하여 매번 발효할때마다 쓰면 된다. 점점 커지는데, 그럼 조금 잘라서 이웃들한데 나눠주라고. ㅎㅎ 발효 음식을 전파하란다. 



정말 재밌고 유용한 클래스였다.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다음에 advanced fermentation 이 있으면 반드시 들어야지! 

knife 101 (칼 다루기 기초반), pasta 101 (파스타 시작반) 등등이 있는데, 다음 수업으로 뭘 고를지 행복한 고민중이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