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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쉑쉑버거, 하이 뮤지엄 오브 아트 on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겨울 휴가기간 동안 기상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 

오늘은 눈떠보니 무려 11시가 다 되려한다. 하아.. 날씨도 우중충하니.. 크리스마스 이브에 홀로.. ㅋㅋ.. ㅡㅜ

화장실에 앉아 하이 뮤지엄 (High museum of art)에 갈지말지 또 고민한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오늘 24일에 한에서는 무료입장. 

뭔가 귀찮고, (날씨도 흐리고) 요샌 딱히 문화예술을 향유하고픈 마음도 안들고, (날씨가 흐리고) 배도 무지 고프고.

날씨가 며칠째 우중충하고 비가와서 몸과 마음과 기분이 천근만근이지만, 배는 고프다.


그래서, 일단은, 지난 9월 아틀란타에 첫 오픈한 쉑쉑버거 shake shack burger에 가보기로 한다. 




11시에 기상했는데 11시 40분에 도착. ㅋㅋㅋ 

벅헤드 buckhead에 위치하고 있다. 주차는 셀프, 발렛 다 가능하고, 난 셀프로 했다. 1시간은 무료. 

2층에 patio 자리도 있는데, 겨울이니까 오늘은 1층에. 

내 기억으로는 뉴욕 쉑쉑버거는 모든 것이 셀프였던거 같은데, 여기선 주문만 셀프. 음식이 나오면 가져다주고, 심지어 포크/나이프, 케찹/머스타드 등등을 챙겨서 가져다 주더라는.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그런건가? ㅡㅡa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에겐 앉은 자리에 메뉴판 가져다 주고 주문까지 받는다.

주문하는 곳을 찍었어야 했는데, 그냥 앉은 자리에서 찍었다. (날씨가 흐려서) 귀찮았다. ㅋㅋ




더블버거 ($7.69+tax)와 프라이 ($2.9+tax). 사진엔 푸짐해 보이지만, 실제 사이즈는 작고 햄버거도 그리 두껍지 않다. 종이 안쪽으로 빵이 완전히 나누어져 있지 않고 벌려져 있는 형태라서 이렇게 푸짐하게 보이는거임. Five guys를 즐겨가는 사람이라면 사이즈에 실망할듯 싶다.(-> 나) 햅버거는 맛있었다. 특히 저 노란소스가 맛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다. 빵 자체도 맛있고. 프라이는 좀 실망. 

뉴욕에서 먹었던 것보다 여기서가 더 맛있었다. 아마도 여행가서 기대를 잔뜩하고 (줄서서 고생한 후) 먹었을 때랑, '아, 나 그 맛 대충 알아'하고 편하게 와서 먹었을 때랑의 차이인 듯. 

파이브 가이즈랑 비교해보면, 햄버거는 쉑쉑이, 감자튀김은 파이브 가이즈가 더 맛있다, 내 입맛엔. 파이브 가이즈는 토핑이 더 다양하고 양이 많고, 쉑쉑은 프라이가 별로지만 쉐이크가 맛있다(고들 한다). 쉐이크에 프라이를 찍어먹으면 맛있다는데, 난 정말 무슨 맛있지 모르겠다. ㅡ.ㅡ (난 둘 다 별로)


사실 이 동네엔 (미국 어디든 마찬가지지만) 로컬 햄버거 고수*가 많아서, 햄버거 만을 원한다면 굳이 여길 올 필요가 없다. 가격도 햄버거+프라이+음료를 합해서 계산하면 차이가 거의 없고, 양도 훨씬 많다. (그렇다, 난 양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패티의 퀄리티 차이가 많이 난다. 쉑쉑이나 파이브 가이즈는 맛있는 fast 햄버거를 먹고 싶으면 가는 곳으로 생각하면 될 듯. 


2014/09/30 - [Dining-out] - [Ink & Elm] 조용하고 여유로운 일요일 브런치를 @ 에모리 빌리지




창밖 풍경. 건너편 건물은 외관도 내부 인테리어도 화려하던데 뭐하는 곳인고.

쇼핑몰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한산하다. 먹고 산책할 겸 레녹스 몰로 향하다 어마어마한 트래픽에 차를 돌려 미술관을 가기로 결정했다. ㅋㅋ

** 찾아보니 저 건물은 RH Atlanta, The gallery at the estate in Buckhead로 각종 고급 인테리어 익스테리어 용품을 파는 갤러리 컨셉의 샵이라고 한다. 지난달에 오픈. 요새 미국 경기가 좋아진다더니. 




미술관 입장은 무료지만 주차는 무료가 아니다. 30분안에 나오면 무료, 그 이상은 모두 10불. 

주차장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풍경. 빨강 노랑 하우스는 재밌는 작품이다. 




크게 3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입장은 오른쪽 건물에서 한다.




1층 로비 페티오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 




미니어쳐를 판다면 사고 싶을만큼 맘에 든다.




구겐하임 뮤지엄을 살짝 닮은 구조. 빙글빙글 걸어올라가면서 구경하는데, 난 고소공포증이 쪼끔 있어서 벽에 붙어 걸었다. ㅋ




작가 자신을 표현한 샹들리에 작품이라고. 화려하지만 다크한?..ㅎㅎ



 


The forty part motet by Janet Cardiff. 각 8개의 그룹에 5개의 스피커가 설치된 작품이다. 각 그룹은 소프라노 테너 등 한 파트의 소리만 낸다. 가운데서 들으면 아름다운 합창으로 들리고, 스피커 가까이 다가가면 한 파트만의 소리가 들린다. 

반쯤 구경했을 때인데, 이미 지쳐서 중앙 소파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원래도 사진을 별로 찍는 편이 아닌데, 지쳐서 몇 장 안찍었다. 여기 올린 것이 오늘 찍은 사진 전부다. ㅎㅎ




취향이 바뀐다. 점점 현대 미술 작품이 좋아진다. 

이 작품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었다. 다들 어느 도시, 어느 거리인지 궁금해 했으나, 상세정보에 없었다. 어디일까?



 


왼쪽은 쓰레기 더미에서 찾아낸 물건들을 찍은 사진으로 만든 작품. 오른쪽은 커다란 오목 거울?금속 접시? 앞의 나와 사람들.



 

옆 건물로 이어지는 다리에서 보이는 풍경들. 심한 안개로 빌딩끝이 보이지 않는다.



 


왼쪽은 Philippe Halsman의 유명한 작품인 Dali. 달리의 그림만큼이나 초현실주의적인 이 사진은 특수효과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왼쪽 의자는 작가의 아내가 화면엔 보이지 않는 네번째 다리를 불들고 있었고, 작가의 큐 사인에 달리는 점프를 하고, 3명의 어시스턴트가 고양이 세 마리를 던지고, 4번째 어시스턴트가 물통의 물을 뿌렸다고 한다. ㅎㅎ 정말 재밌는 작품이다. 액자틀도 검은색과 하얀색이라 잘 어울린다. 

오른쪽은 Florence Cathedral에 있는 책 장식품. 성가의 악보를 그려놓은 책인데, 장식으로써의 용도로 더 쓰였다고 한다. 책이 매우 크다. 




영혼이 내 몸을 빠져나가고 지쳐 쓰러질거 같았지만, 마지막 미션을 수행해야 했다. 크리스마스 파티에 가져갈 선물을 골라라! 재밌고 세련된 디자인의 아이템이 많았다.(그리고 비쌌다) 뉴욕의 MOMA 보단 부족하지만 그런대로 뭐. 머그와 도시락 박스 중 고민하다 머그로. 도시락 박스는 collapsible해서 밥을 다 먹은 후 짜부-납작하게 접을 수 있는 재밌는 디자인이었다. 




들어가던 길에 입체적으로 보였던 집은, 이쪽 방향에서 보면 이렇다. 방향에 따라 달리 보여서 집을 보며 주변을 걸으면 걸음마다 다른 모습이 보인다. 




아까 산 into focus 머그와 머그뚜껑의 사용예. 집에와서 생각해보니 내꺼까지 두 개 살껄 그랬다. 이외에도 유명 작품이 프린트 된 머그나 양말도 있었지만, "재밌는/웃긴" 선물엔 이 컵이 제일 부합하여 당첨. 내 선물을 고른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기대가 된다. ;)


모두 해피 크리스마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