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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리고..

이디오피아 식당 그리고 스윗워터 주립공원 [아빠랑.1]




아빠가 5월에 1주일 정도 방문하셨었다. 마지막 이틀, 목요일 금요일의 기록 (050814 & 050914). 




목요일 점심 때 Canoe라는 식당에 갔다. Chattahoochee 강가에 있는 식당으로 뷰가 정말 이쁘다. 비슷한 컨셉으로 Ray's on the river가 있다. 둘 다 전방 좋고 로맨틱한 분위기로 유명한 식당. 둘 다 미국음식 식당인데 ray's는 씨푸드가 좀 더 많다. 디너는 두곳 다 비싸고, 점심은 적당한 가격에 푸짐하다. 

전에 엄마랑 아빠 오셨을때 Ray's는 갔었으므로 이번엔 여기 카누로.





정말 딱 강가에 있어서 저렇게 예쁘다. 식사 후 강가 벤치에 앉아있었다. 아빠는 그 잠깐 사이 드르렁 잠들고. ㅎㅎ

다른 한국가족도 있었다. 그쪽도 부모님 모시고 온 분위기였다. 부모님이나 손님오시면 모시기 좋은곳이다. 





식당 밖 풍경은 3월 1일에 찍은것들. 오른쪽에 보이는 하얀 천막은 결혼식이나 파티에 쓰이는 장소.

마침 open table (온라인 식당예약 서비스)에서 오래오래 모은 포인트가 드디어 2000점을 넘어 20불 certificate이 생겨 이 식당을 찾았었다. 특별한 일이 있는것도 아닌데 디너를 먹으러 가기엔 나한테 비싼 곳. 이곳 대표 메뉴 중 하나인 토끼요리를 먹었었다. 20불이 off되도 많이 싸지 않았던. ㅋㅋㅋ 




3월이고 막 해가 지던 시간이라 좀 우중충한 느낌이 있네...




나무에 파릇하게 잎이 돋아나고 가면 정말 이쁜 곳.




식당은 역광이라 안보이네요. ㅎㅎ 식당 바로 밖으로는 페리오가 있다. 페리오 자리는 빨리 차기때문에 두 번 다 못 앉았었다. 아쉽아쉽. 

해지기 전에 얼른 구경하고 들어가서 식사했던 기억.


그렇게 멋진 풍경을 보면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간 곳은..

역사 박물관은 어떻겠냐고 물어봤더니, 별로 관심없는 아빠 표정...ㅎㅎ 하긴 나도 역사 박물관은 별로...




아빠가 여행을 참 좋아하신다는 걸 알았다. 은근 모험도 즐기고. 단시 기회가 없어서 못하고 지내셨던 것.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아틀란타에서 30-40분 서쪽으로 있는 sweetwater state park 스윗워터 주립공원으로 결정. 작은 주립 공원인데 꽤 괜찮다는 얘길 친구들이 했었다. 여러 트래킹 코스 중, 왕복 2 마일 정도였나? (3.2 키로)되는 sweetwater creek 스윗워터 개천?을 따라 있는 코스를 선택했다. 

물가 바로 옆을 따라 걸을수도 있고, 몇 미터 안으로 들어가서 숲길로 걸을수도 있다. 물가 길과 숲길은 갈라지기도 합쳐지기도 하면서 그렇게 걸었다. 초반엔 좀 미밋했고 물도 좀 뿌옇고, 그래도 나무는 울창해서 푸르르고...ㅎㅎ




1/3쯤 넘어가니 물살도 살살 빨라지고 길도 점점 오르락내리락 돌도 넘어야하고. 

일부러 사진마다 되도록 아빠가 들어가게 찍었다. 나름 포즈잡은 아빠. 모자 챙겨왔는데 숲길이라 필요가 없었다. 




걸을수록 점점 멋있어지는 풍경. 길도 제법 가파라지고 재밌었다. 아빠 왜케 빨라~ 나도 뒤질세라 헥헥거리며 따라갔다.

아빤 꼭 물가에 바짝 붙어 걸었고, 큰 바위 나타나면 꼭 위에 올라가보고. ㅋㅋ 아빠 늙었지만 장난꾸러기 기질이 남아있구료.

어느 순간부터 내가 지쳐서 물병 아빠한테 넘기고. ㅎㅎㅎ 근데 물 안가지고 갔으면 큰일날 뻔 했다. 계속 걸으니 목이 마른데, 도중에 물 마실데도 없더라.




역시 바위에 올라간 아빠 컷. 저 선그라스는 내꺼 아빠 준 것. 아빠 한국에서 운전할때도 매일 껴야되. 눈을 보호해야지~




빠른 물살이 바위 사이로 흐르니 제법 장관이었다. 




걷다가 풍경이 멋있다 싶으면 뷰 포인트가 마련되어 있었다. 의자와 함께.




여긴 mill이었다고 한다. 큰 물레방아가 돌아가면서 실을 짜고 그랬던 공장. 이젠 폐허가 되었다. 

이 폐허때문에 물가길이 막혀 있어서 아빠가 요리조리 돌아보기도. 아빠 자꾸 그러다 사고 한 번 친다구. 




아빠는 바위가 아슬아슬 연결된 걸 보더니 신나하면서 최대한 갈 수 있는데까지 들어갔다. ㅎㅎ

난 안 따라가고 물가에서 사진찍어줬다. 




클로즈업. 

돌아오는 길엔 이 부근에서인가 아빠가 세수하다가 선글라스를 빠뜨렸었다. 물에 떠내려가는 걸 잽싸게 잡아챘으나, 이미 아빠 발은 물속에. 구두랑 양말 다 젖고. ㅎㅎㅎ 내가 사고 한번 칠거랬잖아! 그래도 아빠는, 봐라 아빠가 선글라스 얼마나 잽싸게 잡았냐. 의기양양. ㅎㅎㅎ (물은 안 시원했다고 한다)




물을 다 마셨는데도 쓰레기통을 못찾아서 계속 들고다녔다. 여기서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끝났고 (혹은 다른 코스로 갈아타 이어갈 수 있다) 다시 되돌아가기. 




숨겨진 보석을 찾은 느낌이었고 너무 좋았어서 자주 가야지 했는데. 이 때 이후로 다시 가보지 못했다. ㅎㅎ

가을이니 한번 가볼까.




다음날 금요일 저녁. 근데 이날 뭐했드라. 왜 기억이 안나노. 쇼핑했나. 아 내가 정상출근 했던거 같네. 그랬지 아빠?

아빠가 타이 음식을 한번 드시더니 너무 좋아하셔서 (아빠가 음식 맛있다고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식탐이 너무 없으셔서), 미국에 오시면 타이 식당에 자주 갔었다. 그러다 이번엔 특이한 이디오피아 식당 (Desta Ethiopian kitchen) 을 시도하기로. 나도 처음 가보는 곳인데, 맛있다는 얘기 많이 들었던 식당이다. 

과연 이디오피아 음식은 어떨지 궁금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2인용 meat lover 세트를 시켰다- 고기 세 종류 + ingera + 사이드 세가지. 고기는 양고기, 생선, 소고기 (filet mignon tibs)로 하고, 양배추, 컬러그린(gomen), 콩소스(miser)를 사이드로. 돌돌 말린 말랑 폭식한 빵 (ingera)에 고기나 야채를 싸서 먹으면 된다. 빵은 우리나라 술빵하고 비슷했고, 야채도 부드럽고 고소한 나물무침 먹는 느낌이었다. 콩요리가 좀 짜고 향이 강한 걸 빼고, 정말 다 맛있었다. 아빠도 맛있다면서 잘 드셨다. 다행다행. 성공~



그리고 아빠는 다음날 토욜 아침에 한국으로 귀국하셨다.

그때 재밌었는데. 즐거운 깜짝 휴가였다. 순간순간이 참 아쉽게 흘러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