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그리고..

[Yellowstone National Park] 5월의 겨울,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2- 부모님과 여행하기 3


오늘은 매머스의 sprinds와 야생동물 이야기.

지난 이야기는 요기에

2014/10/01 - [여행] - [Yellowstone National Park] 5월의 겨울,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1- 부모님과 여행하기 2





여행 세째날 오후. Gibbon falls 전망대에서 점심을 먹었다. 마지막 남은 작은 사이즈 컵라면 두개를 아빠랑 하나씩.

그리고 보온병에 달린 작은 컵에 봉지커피타서 아빠랑 나워먹고. ㅎㅎ 멋진 풍경과 함께하는 달콤쌉쌀한 커피는 최고!


여행팁: 작은 사이즈 컵라면 보온병을 준비하면 매우 유용하다. 취사를 할 수 있는 시설에 묵으면 별 문제 없겠지만, 

커피메이커가 전부이 경우가 대부분. 커피메이커로 내린 뜨거운 물(혹은 아침먹는 식당에 부탁해서 얻을 수도 있다)을 보온병에 담아 다니면 컵라면으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수도 있고, 봉지커피나 티백도 즐길 수 있다. 추가로 믹스넛츠 작은팩나 에너지/초컬렛 바도 몇개 준비하면 식사대용으로 가능하다. 

간혹 미니냉장고나 전자레인지가 방에 구비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 땐 햇반류 강추. 아침에 나올 때 따뜻하게 데운 뒤 지퍼백에 밀봉하면, 점심때까지도 제법 따뜻한 기운이 남아있고 밥알도 굳지 않는다. 하지만 밥류는 짐이 무거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 여행팁은 엄마랑 여기저기 여행하면서 배운 것. 엄마가 여행을 많이 해보셔서 노하우가 있고 그런게 아니고 ㅎㅎㅎ, 

조금이라도 여행 경비 아끼기 + 아름다운 풍경보면서 봉지커피 한잔의 행복을 위해서 준비하신거였다. 

처음엔 뭘 그리 바리바리 챙기냐고, 가서 다 사먹으면 되지, 궁시렁했는데. 여행해보니 이게 너무 요긴하게 쓰이는거라. 

주립공원이든 국립공원이든 유명한 뷰 포인트 외에도 식사를 하거나 앉아서 쉴 수 있게 테이블, 의자, 휴지통이 마련된 장소가 많다. 간단한 음식을 준비해가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식사도 가능하고, 시간도 아낄 수 있어 좋다. 이번 여행에서는 식사용 빵도 두덩이 가져갔었다. 겉이 딱딱한 발효빵들로. 올리브빵이랑 과일오곡빵 (Star provisions 빵~!). 아침은 준비한 빵과 방에 있는 커피로, 점심은 컵라면+부족하면 빵이나 넛츠봉지. 이렇게 했었다.


우야튼 보온병은 정말 강추. 머그컵 사이즈는 말고 중간 정도 사이즈에 뚜껑을 컵으로 쓸 수 있는 스타일이 적당하다. 


2014/09/29 - [좋아하는 것] - [식당&베이커리] Star provisions 베이커리 & 식료품점




노리스 지나고 돌산도 지나고 까마득한 낭떠러지에 있는 다리도 지나고,

Mammoth 매머스에 드디어 도착!




매모스 메인 입구에 있는 Liberty cap에서 찰칵. 

프랑스 혁명 당시 쓰던 뾰족한 캡과 모양이 비슷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Palette spring




Minerva terrace 에서 내려다본 모습. 이쪽은 2007년에도 이런 모습이었던거 같긴 하다.




이렇게 온천이 흘러내려야지 아름다운 색깔이 나온다. 물이 마르면 화산재같은 모습만 남는다.




이쪽은 아직까진 명맥을 유지하고 있군요.




Main terrace에 드디어 다다르고. 다 보려면 코스가 제법 길다. 

여행팁@매모스: Liberty cap이 있는 곳이 메인 입구(lower terraces area)이나 이쪽 메인 테라스 쪽에도 뒷문? 느낌의 입구가 있다. 남쪽에서 (노리스) 매머스로 들어오는 경우 뒷문 (upper terraces area)가 먼저 나오지만 주차장도 넓지 않고 one-way 일방통행이라서 지나치게 된다. 만약 오래 걷는 것이 힘들다면 (특히 부모님들) 여기 upper terrace가 메인이니까 여기로 오면 된다. 앞에 주차장에 주차하지 말고, 일방통행로로 들어가면 메인 테라스 바로 앞에 주차할 수 있다. 


엄마랑 왔을 때 아래부터 힘들게 끝까지 올라오고 나서야 이걸 발견했다는.... ㅡ.ㅡ  엄마가 정말 힘들어했었다. 계단이 많다능.

다음날 새벽에 다시 왔을 땐 바로 메인 테라스로 와서 편하게 구경했었다.




두둥. Canary spring. 말도 안되 이게 그 아름다운 canary spring이란 말인가.

물론 여전히 기이한 풍경이긴 하다. 왼쪽은 온천이 흘러내려 기묘한 색의 바위를 드러내고, 오른쪽은 촘촘한 지층이 보이는 산맥의 모습. 이질적인 두 풍경이 한 프레임 안에 있을 수 있는 곳.




웅장한 규모의 지층이 멀리 보이고.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르는 springs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곳.




하지만 이 광경은 믿을 수 없었다. 이제는 폐허같은 이 곳 메인 테라스는....



2007년 8월초, 아침해가 막 떠올랐을 때. 이런 모습이었는데!!!


2007년 여름과 2014년 봄의 비교.

정말 믿을 수 없을만큼 변했다. 물의 양이 너무 줄어들어 그 아름답던 spring이 까만 잿더미같이 변했다.

내가 너무 실망한 티를 내서 아빠한테 좀 미안했다. 너무 멋진 곳이라 아빠한테 짜짠~하고 보여주려고 했는데!

그래도 아빤 처음 보는건데. ㅡ.ㅡ 처음 본 사람한텐 나름 멋있는 장면일수도 있는데 내가 좀 초를 친 듯. 아빠 미안. 

아빠도 보기에도 찬란하게 아름다웠던 것이 다하고 이제 흔적만 남은 그런 느낌이었던 것다. 

아빠가 한국에 돌아가서 엄마한테 사진을 보여주니까 정말 깜짝 놀라며 안타까워 하셨다고.

엄마도 여기를 가장 아름답게 기억하는데, 이제 완전히 변한 것이다. 2007년 그 때, 너무 아름다워서 떠나는 날 새벽 다시 찾았던 때. 동트는 햇살에 빛나는 그곳은 너무 아름다워서 몽롱하기까지 했었다.


여행이 끝나고, 혹시나 아직 5월이라 여름이 아니라서 그런 것 인지 검색해봤는데.

역시 예전엔 눈이 수북히 쌓인 중에도 여전히 아름답더라. 휴...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냥 자연이 그렇게 흘러가버린 것일 뿐.. 




Tower falls은 볼 수 없었지만 매모스와 타워폴의 구간도 마저 구경을 했다. 

왼쪽은 아빠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라고 했던 것. 

사진으로 보니 별 감흥이 없는데, 실제로는 수십 마리의 바이슨이 능선을 따라 이동하는 모습이 정말 멋졌다. 

바이슨은 이곳의 다른 야생동물과 달리 사람과 차를 전혀 거리낌없어 한다.

차도가 편한지 차도를 따라 이동도 자주 하고, 그러다 보니 도로를 공유해야 하는 상황도 빈번하다. ㅎㅎ

차에 바짝 붙어 걸어가기도 해서,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녀석들은 순한 눈망울으로 무심하게 지나친다.


참, 이 때 본 곰 (동물원이 아닌 야외에서 처음봤다)은 막 겨울잠을 끝내서 그런지 안쓰럽게 말라있었다. 천천히 힘겹게 풀을 뜯어먹는데 불쌍해보였음. 누군가 곰을(혹은 다른 야생동물) 발견하고 차를 세우면, 뒤따르던 차들도 세워진 차를 보고- 무엇인가 볼 것이 있다고 판단- 일단 차를 세우고 확인한다. ㅎㅎ 그래서 줄줄이 길가에 주차하게 되고. 그리고 어디선가 공원경찰이 나타난다. 사람이 일정 거리 이내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곰이 사람들이 다니는 길에서 멀어져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다. 

곰에 한해서만. 다른 동물, 바이슨이나 엘크 등은 특별히 관리하지 않는다.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10마일 동쪽으로 매모스에선 유황 온천이 뿜어나오는데 여긴 이렇게 평화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풍경도 아름다웠지만, 마침 사람들이  차를 세우고 망원경내지는 쌍안경을 들고 뭘 보고 있길래. 우리도 동참. ㅎㅎ

내 10배 줌 쌍안경으로는 택도 없는 거리라서 풍경만 보고 있는데, 망원경으로 열심히 보던 아저씨가 이라와서 보란다. 

(사실 이게 두번째로 망원경 보라고 해 준 경우였는데, 첫번째는 못 봤다. 그 아저씨 키가 매우 커서 발꿈치를 들어도 난 볼 수 없었고, 포커스를 맞춰 놓은 아저씨는 날 위해 높이를 조정 할 순 없었다. ㅋㅋㅋㅋㅋㅋ)

엘크 무리었다. 그리고 어디엔가 바이슨 무리도 있다는데, 난 못찾았고, 바로 옆을 지나가는 것도 봤기에 굳이 찾지 않았다. 

그 아저씨는 열심히 우리한테 어디쯤에 어떤 동물이 있는지 말해줬고, 주변이 있던 작은 사슴(?)도 잘 찾아내서 사람들한테 보라고 해주곤 하셨다. 여기 자주오시는 것 같았다.


여행팁가벼운 쌍안경을 준비할 것. 나는 10배 x 32mm에 350g 짜리로 준비했다. 25-30불 정도이고, 나중에 공연이나 스포츠 관람에도 이용할 수 있으니 하나쯤 장만해 두면 좋다. 


돌아오는 길엔 기어이 눈이 펑펑 내리고야 말았다. 

조심조심 운전하여 다시 매모스로. 여기서 마지막 밤을 보니내까.
타워폭포 쪽에서 매모스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Gardner River도 제법 깊은 계곡을 형성하고 있어 깎아지른 듯한 다리가 있다. 그 다리를 건너는데, 옆을 보니까, 오옷! 엘크 무리다!



이른 봄이라 아직 엘크의 뿔은 없다. 지금부터 열심히 먹으면 털색깔도 더 진해지고 뿔도 자란다고. 아까 같이 구경하던 아저씨가 설명해줬었다.  ㅎㅎ

이렇게 이른 시즌에- 문 열자마자- 온 사람들은 여길 자주 오는 사람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관광객 없는 한산할 때 와서 조용히 실컷 구경하고 사진도 망원경 같은 카메라로 찍고 그러는거 같았다. ㅎㅎ 




매모스 주변엔 엘크가 많아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다. 도로 표지판에도 엘크 주의.


저녁은 호텔에 딸린 식당에서 해결하곤 했는데 (야채와 단백질 공급을 위해서). 이날도 식당에서. 우리 뒤 테이블도 한국 사람들이었다. 중년의 부부들이 같이 오신듯 했다. 친한 사람들끼리 여행다니면 참 재밌지. 내가 더 나이들어도 그럴 수 있는 친구/이웃이 있겠지?

잠깐 그치는 듯했던 눈은 밤에 다시 내렸고, 우리는 내일 운전을 걱정하며 잠들었다.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얼른 밖을 보니, 다행히 눈이 그리 많이 내리진 않았다. 기름 두둑히 채우고 출발.

참, 여기는 무인 주유소가 호텔 바로 옆에 있다. 언제든 필요할 때 넣을 수 있어야 하니까.




옐로우스톤에서 찍은 마지막 사진. 서쪽 입구에 거의 다다른 곳이었다. 강건너 엘크 무리를 쌍안경으로 보는 아빠. 

쌍안경 보는 사진을 찍어야겠으니 포즈를 잘 취하라고 주문했었다. ㅋㅋ



이후엔 6시간 열혈 운전. 사진을 진짜 하나도 안 찍었더라. ㅋㅋ 

가는 길에 저수지도 있고 댐도 있고, 주립공원도 있고, 다 구경했는데 사진은 안찍었다. 

공항-공원 왕복 운전은 내가 했지만, 공원 내 운전은 거의 아빠가 했다. 첫날 운전 자세가 안 좋았는지 발가락이 너무 아파서 

ㅡㅡ;;, 다음 이틀은 아빠보고 운전하라고. 쩝. 아빠가 운전하느라 구경을 맘놓고 못한거 같아 미안하다.


공항으로 들어서는데 그 부근에서도 엘크가 수십마리 풀을 뜯고 있었다. 그만큼 공항이 산 한가운데 덩그라니 있다.

공항 주변은 허허벌판. 공항도 1층이고 작은 비행기만 이착륙이 가능하다. 당연히 계단으로 오르내리며 짐도 공항 입구 근처 밖에 갖다놓으니 손수 찾아가면 된다. ㅎㅎㅎ

옐로우스톤 여행의 시작은 공항부터이다. 공항에 도착하자마 웅장한 산에 둘러싸여 그 광경에 압도된다. 정말 아름다웠던 곳. 



다음에 또 가볼 수 있기를.